컬쳐

국립무용단 '미인'..실력파로 똘똘 뭉쳐

기사입력 2025-03-12 15:52
국립무용단의 새로운 작품 '미인'이 전통 무용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4월 3일부터 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될 '미인'은 우리 전통 민속무용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연출을 맡은 양정웅 감독은 "관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숙한 한국 민속 무용을 모았으며, 국립무용단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연극,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온 양정웅 연출과 Mnet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한 정보경 안무가,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주목받은 아트디렉터 신호승 등 국내 정상급 창작진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양 연출가는 "우리의 팀은 'K-컬처 어벤저스'와도 같다"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민속무용의 다양한 요소를 충돌시키고 조화롭게 엮어낼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미인'은 여성 무용수들만으로 무대를 구성해 기존 전통무용과 차별화를 두었다. 양 연출가는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느껴지는 전형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21세기의 다양한 여성상을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는 여성 무용수들이 60분 동안 2막에 걸쳐 총 11개의 민속 춤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본 공연에 앞서 칼춤, 부채춤, 산조·살풀이, 탈춤 등의 시연이 공개되었다. 부채춤에서는 백두대간의 능선을 형상화하는 한편,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기존의 우아한 이미지에 강렬한 에너지를 더했다. 특히 탈춤은 기존의 남성 연희자가 아닌 여성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형태로 새롭게 해석되었으며, 무용수들은 탈을 쓰지 않고 한삼만을 활용해 춤의 감정을 표현했다. 정보경 안무가는 "탈을 쓰지 않아도 몸에서 나오는 기운과 에너지를 통해 춤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시도의 의미를 강조했다.

 

본 공연에서는 강강술래, 승무·나비춤, 북춤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정 안무가는 "익숙한 전통 춤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고 접근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면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립무용단은 미래의 고전을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민속춤이라는 레퍼토리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해석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또한, "춤의 변주를 통해 춤의 요소와 개념을 해체하고 다시 조합하며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가는 작업을 했다"며 단원들의 개성과 축적된 움직임을 존중하는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요소는 무대 의상이다. 서영희 디자이너는 "한복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안무가는 "서영희 선생님의 의상은 무용수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의상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연출된 장면도 많다"며 의상이 안무와 조화를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미인'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고, 여성 무용수들의 섬세한 몸짓을 통해 한국 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전통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미인'은 민속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의미 있는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공연이 한국 무용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