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술판 벌인 라쿤, 변기 옆에서 '대자로' 기절

기사입력 2025-12-04 09:19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주류 상점이 때아닌 '주정뱅이' 손님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이 손님은 다름 아닌 야생 동물 라쿤으로, 상점에 침입해 술판을 벌인 뒤 화장실에서 만취 상태로 발견돼 현지 사회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황당한 사건은 지난달 29일 아침 버지니아주 애쉬랜드에 위치한 ABC 주류 매장에서 발생했다. 매장 직원이 출근 후 내부를 정리하던 중,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 매장 구석 화장실에서 라쿤 한 마리가 변기 옆 바닥에 얼굴을 맞대고 '대(大)자'로 엎드려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라쿤이 잠든 주변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하노버 카운티 동물 보호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 라쿤은 매장 천장을 뚫고 침입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침입 후에는 매장에 비치돼 있던 각종 주류를 섭취했는데, 특히 고가 위스키인 제임슨 위스키를 포함해 여러 병의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현장 사진에는 라쿤이 벌인 '파티'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바닥에는 깨진 술병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으며, 바닥 전체가 술로 흥건하게 젖어 있어 라쿤이 얼마나 격렬하게 술을 마셨는지 짐작게 했다. 마치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 상황에 현장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만취 라쿤을 발견하고 현장에 출동한 동물 관리 책임자 사만다 마틴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재미있는 작은 동물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마틴은 라쿤을 조심스럽게 포획하여 하노버 카운티 동물 보호소로 이송했다.

 


보호소로 옮겨진 라쿤은 여전히 술에 취해 몇 시간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다행히 잠에서 깨어난 뒤 검진 결과 건강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쿤은 숙취를 겪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몇 시간 만에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소 관계자들은 이 라쿤을 두고 유쾌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관계자는 "우리가 이 라쿤에게 '왜 그랬니?'라고 질문을 하기 전에 이미 술에서 깨어났다"고 말하며, 이 해프닝을 즐거운 에피소드로 마무리했다. 보호소 측은 라쿤이 완전히 회복된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며 사건을 훈훈하게 종결했다.

 

이번 '만취 라쿤'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야생 동물의 예상치 못한 행동이 가져온 유머러스한 상황으로 미국 전역의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라쿤이 천장을 뚫고 침입해 위스키를 마시고 화장실에서 잠든 일련의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