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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0-4 대패가 3-0 몰수승으로…김상식호에 벌어진 황당한 사건

기사입력 2025-12-18 13:58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수 귀화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말레이시아 축구계에 결국 철퇴를 내렸다. FIFA는 자격 미달 선수를 A매치에 출전시킨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에 대해 최근 치른 3경기를 모두 0-3 몰수패 처리하는 징계를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지난 6월 말레이시아에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며 경질설에 휩싸였던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 대표팀 역시 조만간 0-4 패배가 3-0 승리로 뒤바뀌며 오명을 벗게 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말레이시아가 국가대표팀의 성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귀화 정책을 추진하다 벌어진 일이다. FIFA는 지난 9월, FAM이 선수들의 출생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귀화 절차를 진행한 혐의를 포착하고 벌금을 부과했다. 또한, 이 과정에 연루된 7명의 선수에게는 1년간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FIFA는 문제가 된 선수들이 출전했던 A매치 경기 결과를 모두 무효화하는 후속 조치를 단행했다. 징계가 확정된 경기는 카보베르데전(1-1 무), 싱가포르전(2-1 승), 팔레스타인전(1-0 승)으로, 이 경기들은 모두 말레이시아의 0-3 몰수패로 기록이 정정됐다.

 


이번 FIFA의 징계로 가장 큰 굴욕을 겪었던 김상식 감독은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나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회복할 결정적인 계기를 맞았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6월 2027 아시안컵 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 0-4로 대패하며 동남아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선발 11명 중 9명을 아르헨티나 등 남미 출신 귀화 선수로 채우는, 사실상의 '외인부대'로 경기에 나섰다. 동남아 최강자로 꼽히던 베트남의 치욕적인 참패에 김 감독은 현지 언론과 팬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일부에서는 경질론까지 제기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불법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이제는 '가짜 대표팀'을 상대로 한 패배의 멍에를 벗고 정당한 승리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아시안컵 예선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 관할이기에 몰수승 여부는 AFC의 최종 결정에 달려있다. 하지만 상위 기구인 FIFA가 먼저 서류 조작을 근거로 강력한 몰수패 징계를 내린 만큼, AFC 역시 FIFA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FAM은 FIFA의 징계에 불복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AFC가 CAS의 항소 결과를 기다린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 보도하고 있으며, CAS가 FAM의 항소를 기각할 경우 AFC는 지체 없이 말레이시아의 몰수패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를 훔쳤던 말레이시아의 행위는 국제적인 망신으로 귀결되었고, 억울한 패배의 희생양이 될 뻔했던 김상식 감독은 극적으로 명예를 회복하게 될 것이다.